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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직장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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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7-05-21 08:56]    

“취업 어려우니까…” 묻지마 入社 → “이 길이 아니야” 초단기 退社 신입사원 3명중1명꼴 입사1년내 그만둬 잦은 이직땐 조직 부적응자로 찍힐수도

박모(31·서울)씨는 2004년 K대학 졸업 후 3년간 세 번 직장을 옮겼다. 첫 직장은 해외 근무 기회가 많은 H공사였다. 막상 입사한 후 박씨는 선배들로부터 “불안정하게 외국을 떠도는 생활이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곧 사표를 냈다. 두 번째 직장은 연금 관련 공기업이었다. 잦은 해외 근무도 없는 안정된 직장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단조로운 직장생활이 지루해졌다. 박씨는 다시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고 8개월 만에 어느 국책은행에 합격했다. 시간 여유도 있고 전문성도 키울 수 있었다.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그는 또 사표를 냈다.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주위에선 “그 좋은 직장들을 왜 그만두느냐”고 걱정하지만 그는 “내 길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한 직장에 진득하게 붙어 있지 못하고 1년 내에 메뚜기처럼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는 ‘초단기 떠돌이 직장인’이 늘고 있다.

지난 1월 취업 전문 사이트 ‘잡코리아’가 85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입사 1년 안에 회사를 그만둔 ‘초단기 퇴사자’의 비율이 30.1%에 달했다. 신입사원 셋에 한 명은 입사 1년 안에 회사를 떠난 셈이다. 통계청의 ‘2006년 청년층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도 청년 구직자의 68.9%는 2년 안에 첫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이상 한 직장에 다닌 비율은 18.3%에 그쳤다.

◆‘묻지마 입사’가 이직(離職) 부른다

젊은이들의 초단기 퇴사율이 높은 것은 취업난 탓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크루트’의 정재훈 주임은 “취직이 어렵다 보니 일단 들어가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입사’ 심리가 널리 퍼졌고 그만큼 첫 직장을 그만두는 젊은이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적성이나 희망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입사한 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가 회사를 떠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대전에서 국립대를 나온 최모(27)씨의 경우도 비슷하다. 그는 현재의 직장(한국수자원공사)을 찾기까지 3년 동안 두 번 직장을 그만뒀다. 첫 직장은 광고회사였다. 설렘을 안고 서울에서 시작한 회사생활은 쉽지 않았다. 야근과 주말근무를 밥 먹듯 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었다. 결국 1년6개월 만에 광고회사를 떠난 이후 다른 직장을 얻었지만 또 그만두고 지금의 직장으로 왔다. 그는 “본사가 고향에 있고 업무도 내 성격에 맞아 지금 직장에 만족한다”면서 “더 일찍 여기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낭비한 시간이 아깝다”고 아쉬워했다.

◆“조직 부적응자로 낙인 찍힐 수도”

선진국에선 직장을 옮기는 것이 경력을 쌓아 몸값을 올리는 수단으로 많이 활용된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성준 박사는 “기업들은 훈련받고 검증된 사람을 선호하는 만큼 눈높이를 낮춰 입사한 뒤 경력직으로 옮기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잦은 초단기 이직의 경우 이득보다 손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은행 김덕수 인사부장은 “남다른 능력이 부족하면서 자주 직장을 옮길 경우 ‘조직 부적응자’로 찍혀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비용 손실도 커

현대경제연구원 허만율 연구위원은 “사회 초년생들의 잦은 이직은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전국 532개 기업의 2005년도 신입사원이 입사 후 업무 수행능력을 습득하는 데 걸린 평균 시간은 8.36개월, 평균 교육비용은 1인당 248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의 경우엔 1인당 교육기간 11.25개월, 교육비용 560만원을 투자했다. 신입사원이 1년 안에 다른 직종의 회사로 옮겨가면 이 같은 비용이 고스란히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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